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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동차

자동차 배터리 때문에 생긴 일

by 월억단타꾼 2022. 10. 23.

이제 슬슬 날이 추워지면서 자동차 배터리를 신경 써야 할 때가 왔다.

우리 집 자동차는 누적거리가 거의 9만 킬로 가까이 되었는데 배터리를 언제 교체했는지 생각나지 않을 만큼의 시간이 지났다.

MF형식의 자동차 배터리라서 수명도 짧은 편이고 주차 문제로 한 번 주차를 해 놓으면 거의 주행을 하지 않기 때문에 최근 방전에 대해서 걱정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. 커뮤니티와 유튜브에 검색해보니 2~3일에 한 번이라도 짧은 시간 운행을 해주는 게 방전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.


그래서 종종 아버지가 새벽에 나가서 잠깐씩 주행을 하곤 하셨는데 어제는 아버지가 동네 몇 바퀴 주행을 하고 오시면서 "배터리 갈아야겠다. 시동이 시원찮게 걸리네"라고 말씀하셨다. 다음날이 주말이라서 정비소가 문을 안 열겠다 싶어서 임시방편으로 2시간 정도 고속주행을 하고 오려고 마음을 먹었다.


토요일 오후 11시쯤, 지금쯤이면 차가 많이 없겠지~?라는 생각을 하면서 차 키를 챙기고 주차장으로 향했다. 어딜 다녀오는 게 좋을까 생각하다가 강변북로 - 자유로 - 파주를 찍고 다시 돌아오는 경로가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. 오랜만에 야간 드라이브를 가는 거라 좀 신나기도 했고 요즘 좀 답답했는데 리프레쉬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.



주차는 거의 통제하는 사람이 없는 공용 기계식 주차장에 하고 있는데 출고까지 3분 정도가 걸린다. 출고를 눌러놓고 차가 올라오는 동안 '설마 시동이 안 걸리면 어쩌지??'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.
차가 올라왔고 약간의 긴장된 마음으로 시동을 거는데 "틱.. 틱..." 걱정이 현실이 되었다....
"제발 한 번만 걸려라 제발!!" 하는 마음으로 차 안에서 유튜브로 "자동차 배터리 방전 응급처치" 등을 검색하면서 영상에 나오는 대로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지만 역시 걸리지 않았다....ㅠㅠ


그렇게 차 안에서 다른 방법들을 막 찾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. 뭐지...? 하고 룸미러를 봤는데 기계식 주차장 문이 닫히고 있었다;;;;  누가 조작하지 않으면 닫히지 않는 건데 룸미러를 보니 사람도 없었다.

문이 닫히고... 내가 타고 있는 차가 밑으로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다.... 내려가는데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. '차를 출고하고 빼지 않으면 일정 시간 후에 자동으로 내려가나...?', '누가 차를 빼려고 문을 내 차를 입고시킨 건가...', '어떡하지....' 두려움과 흥미진진함이 동시에 느껴졌다.


내 차가 지하 자리에 주차되고 뒤이어 어떤 차가 출고되려고 리프트로 올라가고 있었다... 나는 일단 그 안에서 꼼짝 못 하는 상태로 방법을 생각했다. 주무시고 있는 부모님을 깨우자니 한 번 일어나면 쉽게 잠에 들지 못하는 게 마음에 걸리고... 그렇다고 119를 부르는 일도 웃긴 일이었다.


결국 나는 차 안에서 아버지에게 전화를 해서 자동차 배터리 때문에 나왔는데...로 시작해서 상황 설명을 하고 와서 꺼내 달라고 부탁을 했다...ㅋㅋㅋㅋ
아버지와 통화가 끝나고 바로 보험회사에도 긴급출동 요청을 했는데 12시가 넘은 시간에도 긴급출동이 꽤 빨리 왔다. 아버지가 오셔서 출고를 누르니 차를 싣고 있는 리프트가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고 올라가 보니 벌써 긴급출동하시는 분이 와있었다.


지하에서 올라온 차 안에서 사람이 내리니 출동하셨던 분의 표정이 꽤나 당황스러운 듯했다ㅋㅋㅋㅋ
그래서 보닛을 열고 자동차 배터리 충전을 조금 했는데 다행히도 시동이 걸렸다ㅠㅠㅠㅠㅠ 보험회사 직원분이 30~40분 이상 주행하셔야 된다고 말씀하시길래 나는 예정대로 기분 좋게 파주로 드라이브를 다녀왔다.
새벽에 막히지 않는 도로를 달리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.


살면서 기계식 주차장에 나까지 같이 주차되는 경험을 언제 또 해볼까 싶어서 드라이브 가는 내내 차 안에서 혼자 실실 웃었다^^

오늘의 결론. 1. 자동차 배터리는 방전되기 전에 관리를 잘 해주자.
2. 기계식 주차장을 쓰고 있다면 입구에 사람이 있다는 표시라도 해두자..
3. 역시 새벽 드라이브는 즐겁다.

겨울철 자동차 배터리 관리 잘합시다....^^